신다인 논란으로 본 ‘원래의 지점’과 플레이어의 ‘합리적 판단’[김세영의 골프룰 A to Z]
신다인(맨 앞)이 6일 경기도 포천 포천아도니스CC에서 열린 KLPGA 투어 OK저축은행 읏맨 오픈 최종 3라운드 1번 홀 그린에서 퍼트 라인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제공=KLPGA신다인의 리플레이스 2벌타에 대한 논란이 최근 골프계의 이슈였다.신다인은 지난주 경기 포천 포천아도니스CC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신다인의 리플레이스 2벌타에 대한 논란이 최근 골프계의 이슈였다.
신다인은 지난주 경기 포천 포천아도니스CC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OK저축은행 읏맨 오픈 최종 3라운드 1번 홀 그린에서 볼을 집어 올린 후 되돌려 놓는 과정에서 잘못된 장소에 리플레이스했다는 이유로 2벌타를 받았다.
이번 논란의 출발점은 신다인이 볼을 ‘원래의 지점’에 놓았느냐, 안 놓았느냐다. 여기서 신다인과 KLPGA 경기위원회 측의 주장이 팽팽하게 대립한다.
이 논란을 풀기 위해서는 핵심인 ‘원래의 지점’에 대해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원래의 지점이란 볼이 처음에 놓여 있던 지점이다. 골프에서는 규칙에 따라 볼을 집어 올린 뒤 다시 원래의 지점에 내려놓는 경우가 많다. 이를 ‘리플레이스’라고 한다.
그런데 인간은 기계가 아니다. 볼을 집어 올린 후 원래 지점에 내려놓을 때 완전히 동일한 지점에 놓는 게 가능할까. 만약 원래 지점에서 1㎝ 벗어난 지점에 볼을 놨다면 과연 올바르게 리플레이스했다고 봐야 할까? 그렇다면 0.5㎝ 또는 1㎜ 벗어난 지점에 리플레이스한 건 어떻게 봐야 할까?
여기서 근본적으로 ‘원래의 지점에 대한 오차의 범위는 있기나 할까’라는 의문이 든다. 골프 규칙에 오차의 범위 같은 건 없다.
현대 기술로 아무리 정교하게 만든 골프공도 사실은 완벽한 구가 아닌 것처럼(지구 중력의 영향 때문에 그렇다) 볼이 처음 놓여 있던 바로 그 자리에 ‘과학적으로’ 완벽한 리플레이스한다는 건 사실 애당초 불가능하다.
골프 규칙은 그래서 플레이어의 ‘합리적 판단’을 수용한다는 조항을 두고 있다(1.3b(2)). 플레이어가 규칙에 따라 지점, 점, 선, 경계, 구역, 그 밖의 위치를 결정할 때 주어진 상황에서 합리적으로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했다면 플레이어의 합리적인 판단은 그대로 받아들여지고, 그 지점은 정확한 ‘원래의 지점’으로 인정된다. 그 스트로크를 한 후 비디오나 그 밖의 증거에 의해 그 위치에 대한 결정이 잘못된 것으로 밝혀지더라도 플레이어의 판단에 대한 벌은 없다.
만약 이 조항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 예를 들어 플레이어가 페널티 구역 구제를 받고 플레이를 했을 때 다른 선수가 기준점을 잘못 잡았다고 충분히 이의 제기를 할 수 있다. 비디오나 그 밖의 증거로 매우 정밀하게 들여다보면 아무리 정확하게 기준점을 잡았더라도, 과학적 시각에서 본다면 그 위치에는 오차가 존재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신다인의 경우처럼 그린에서 볼을 집어 올린 후 리플레이스할 때도 마찬가지다. 선수나 갤러리, TV 시청자들은 누군가의 리플레이스 지점이 잘못됐다면서 제보를 쏟아낼 것이다. 그렇게 되면 정상적인 플레이 자체가 이뤄질 수 없다.
규칙을 적용해 위치를 결정할 때 ‘플레이어의 합리적 판단을 수용한다’는 이 한 문장은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이처럼 매우 중요하다.
그렇다면 플레이가 합리적인 노력을 했는지 안 했는지는 어떻게 판단할까. 이에 대해서는 경기위원회가 플레이어의 행동 전후 과정과 의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경기위원회의 규칙 판단(재정)은 존중돼야 한다. 하지만 그 재정이 규칙의 내용을 잘못 또는 자의적으로 해석해 적용돼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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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서울경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