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임시 소방수’ 토렌트냐 포옛이냐···최고 전술 경험 및 사단 강점 VS 한국 잘 알 ‘2파전’

‘한국 축구 임시 소방수’ 토렌트냐 포옛이냐···최고 전술 경험 및 사단 강점 VS 한국 잘 알 ‘2파전’

올해 1월 몬테레이 감독으로 멕시코 리그 네칵사와 경기 중 그라운드를 지켜보는 토렌트 감독. Getty Images코리아[스포츠경향 양승남 기자] 대한축구협회가 지난 9일 대표팀 임시 감독 및 코칭스태프 공개모집 서류 접수를 마감했다. 스페인 출신 도메네크 토렌트 감독(64)과 우루과이 출신 거스 포옛 감독(59)이 지원...

올해 1월 몬테레이 감독으로 멕시코 리그 네칵사와 경기 중 그라운드를 지켜보는 토렌트 감독. Getty Images코리아
올해 1월 몬테레이 감독으로 멕시코 리그 네칵사와 경기 중 그라운드를 지켜보는 토렌트 감독. Getty Images코리아

[스포츠경향 양승남 기자] 대한축구협회가 지난 9일 대표팀 임시 감독 및 코칭스태프 공개모집 서류 접수를 마감했다. 스페인 출신 도메네크 토렌트 감독(64)과 우루과이 출신 거스 포옛 감독(59)이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지도자를 포함해 복수의 지원자가 더 있는 것으로 전해졌지만, 현재로서는 두 외국인 지도자가 가장 유력 후보로 꼽힌다.

두 사람은 이력부터 축구 색깔까지 상당히 다르다. 토렌트는 펩 과르디올라의 조력자로 바르셀로나, 바이에른 뮌헨, 맨체스터 시티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전술을 경험했다. 포옛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와 유럽 여러 리그를 거쳐 한국에서는 전북 현대를 이끌고 K리그 우승을 경험했다. 축구협회는 9월부터 11월까지 2개월 남짓 A매치 6경기를 치를 사령탑으로 누구를 선택해야 할까.

■토렌트, ‘과르디올라의 남자’ 그 이상

토렌트의 가장 큰 자산은 과르디올라의 수석코치 경력 자체가 아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전술 시스템을 오랫동안 함께 설계하고 분석한 경험이다. 토렌트는 바르셀로나에서 과르디올라와 함께 일한 뒤 바이에른 뮌헨, 맨체스터 시티에서 11년간 그의 코칭스태프로 활동했다. 세 클럽에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과 각종 리그 우승을 경험했다.

스포츠 전문 ESPN은 토렌트를 소개하면서 과르디올라의 축구 철학에서 핵심적인 볼 점유, 공을 잃은 직후의 빠른 탈환, 빠른 공격 전환, 공수 전반의 활동량이 그의 기본 원칙이라고 분석했다. 동시에 토렌트는 과르디올라의 복제품이 아니라 자신만의 방식으로 발전시키려 했던 지도자로 평가했다.

2016년 맨시티 시절 펩 과르디 올라 감독과 토렌트 수석코치, 미켈 아르테타 코치. Getty Images코리아
2016년 맨시티 시절 펩 과르디 올라 감독과 토렌트 수석코치, 미켈 아르테타 코치. Getty Images코리아

토렌트의 또 다른 장점은 코칭스태프 구성이다. 토렌트는 이번 지원 과정에서 과르디올라 감독 시절부터 일한 스태프와 자신이 감독으로 활동하면서 호흡을 맞춘 전문 코치진을 꾸린 것으로 알려졌다. 감독 한 명의 이름값이 아니라 전술 분석과 훈련, 피지컬, 경기 준비까지 하나의 시스템으로 가져오겠다는 구상이다. 이번 공모가 감독만 뽑는 것이 아니라 코칭스태프를 하나의 사단으로 받는다는 점에서 토렌트에게 상당한 장점이 될 수 있다.

특히 대표팀 선수들과 장기간 호흡할 시간이 없는 상황에서는 스태프의 역할이 중요하다. 새 감독은 9월부터 11월까지 제한된 A매치 기간 동안 선수 파악과 훈련, 상대 분석을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 토렌트가 세계 최고 클럽에서 함께 일했던 인력과 시스템을 가져올 수 있다면 짧은 준비 기간을 보완할 수 있는 무기가 된다. 토렌트가 한국 및 아시아 축구 경험과 대표팀 운영 전력이 없다는 건 약점이 될 수 있다.

토렌트 VS 포옛 비교
토렌트 VS 포옛 비교

■ 포옛, ‘한국을 이미 안다’는 강력한 무기

포옛은 반대편에 서 있다. 한국 축구를 새로 배울 필요가 없다. 지난해 전북을 직접 지휘했고, 선수들의 능력과 K리그의 경기 방식, 일정, 문화까지 경험했다.

포옛은 2025시즌 전북을 K리그1 우승으로 이끌었다. 전북은 2024년 12개 팀 중 10위에 머물러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치렀지만, 포옛 부임 이후 완전히 달라졌다. 2025시즌에는 리그 우승과 코리아컵 우승을 차지하며 더블을 달성했다. 전술적으로도 포옛은 선수에 맞춰 구조를 바꿀 줄 아는 지도자였다.

거스 포옛 전북 감독이 지난해 11월 K리그1 우승 세리머니에서 자신의 얼굴이 그려진 응원도구를 들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거스 포옛 전북 감독이 지난해 11월 K리그1 우승 세리머니에서 자신의 얼굴이 그려진 응원도구를 들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한국 대표팀 선수들을 누가 더 잘 활용할지도 따져봐야 한다. 대표팀에는 이미 세계적인 공격수 손흥민(LAFC)이 있고, 이강인(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은 측면과 중앙을 오가며 공격을 설계할 수 있다. 황인범(포르투)은 중원에서 경기 조율 능력을 갖췄고, 김민재(바이에른 뮌헨)는 높은 위치에서 수비라인을 끌어올릴 수 있는 센터백이다.

대표팀 핵심 해외파들의 면면을 보면 토렌트가 추구해온 축구와 잘 맞는 부분이 많다. 특히 점유율을 확보하면서 상대 진영에서 경기를 운영하고, 공을 잃은 직후 압박하는 방식은 이강인과 황인범의 패싱 능력, 김민재의 전진 수비 능력을 활용하기 좋다. 손흥민에게도 상대 진영에서 공을 오래 소유한 뒤 순간적으로 뒷공간을 공격할 기회를 만들어줄 수 있다. 한국 대표팀 선수들의 능력을 극대화하면서 장기적인 성장을 이끌어내는 데 토렌트가 더 장점이 있어 보인다.

포옛은 반면 당장 한국 무대를 잘 아는 장점을 바탕으로 임시 감독으로 6경기를 효율적으로 치를 가능성이 높다는 게 강점으로 꼽을 수 있다.

전술적으로 완전히 새로운 길을 찾고 세계 최고 수준의 코칭 시스템을 대표팀에 이식하려 한다면 토렌트가 매력적이다. 반대로 짧은 시간에 선수단을 장악하고 즉시 결과를 만들어야 한다면 포옛의 경험이 더 강력하다.

포옛 감독이 2024년 12월 전북 현대 감독 취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포옛 감독이 2024년 12월 전북 현대 감독 취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양승남 기자 [email protected]

출처: 스포츠경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