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도…강철 마법은 풀릴 조짐이 없다
KT 최원준·힐리어드·김현수·소형준·이강철 감독·고영표(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KT 위즈 제공5년 만에 1위로 정규시즌 결승선을 통과한 KT는 2026시즌 KBO리그 역사상 최강팀으로 꼽힐 만한 길을 걸었다. 시즌 출발선에서 KT가 5강 후보군으로 평가받긴 했다. 하지만 직전 시즌 6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5년 만에 1위로 정규시즌 결승선을 통과한 KT는 2026시즌 KBO리그 역사상 최강팀으로 꼽힐 만한 길을 걸었다. 시즌 출발선에서 KT가 5강 후보군으로 평가받긴 했다. 하지만 직전 시즌 6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KT가 우승까진 넘보긴 어렵지 않겠냐는 시각이 많았다.
KT의 출발은 힘찼다. 팀 창단 이후 처음으로 5연승을 달리며 선두권 싸움을 시작했다. 시즌 중반 잠시 힘이 부치는 듯했지만, 결국 마지막까지 이어진 선두 경쟁의 승자가 됐다. 특히 후반기 레이스가 놀라웠다.
KT는 1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위 삼성과 원정경기에서 4-2로 승리했다. KT는 팀 역사상 최다 연승 신기록인 10연승을 질주하며 시즌을 마무리했다. 그러면서 90승(5무 49패) 고지에 올랐다.
KT의 단일 시즌 90승 기록을 눈여겨 볼 만하다. 2000년 현대(91승), 2016년 두산(93승), 2018년 두산(93승)에 이어 역대 4번째 대기록이다. 앞서 세 차례 90승 팀 가운데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하지 못한 건 단 한 번이다. 2018년 두산이 한국시리즈에서 SK에게 무릎을 꿇었다.
하지만 시즌 후반 기세만큼은 역대 최강팀이라 불려도 손색없다. 현재 KT의 전력에 빈틈이 없다는 평가가 대다수다. KT의 9월 이후 승률(24승 2무 6패)은 리그 1위로 무려 8할에 달한다.
후반기 팀 평균자책 3.35, 팀 타율 0.290은 모두 1위다. 팀 OPS(출루율+장타율)가 0.809에 이른다. 절정의 타격감으로 타점 1위(139개), 홈런 2위(44개)로 마친 외국인 타자 샘 힐리어드가 타선의 중심을 잡는다. 힐리어드가 한국시리즈까지 현재 타격감을 유지하는게 최대 숙제로 꼽을 만큼 힐리어드의 존재감이 묵직해졌다.
KT 타선의 강점은 단순히 ‘숫자’에 머물지 않다. 자유계약선수(FA) 이적생 최원준과 김현수가 전반적인 타순의 짜임새를 끌어올린다. 이범호 KIA 감독은 “KT는 대타도 다 3할을 치는 것 같다”고 부러워하기도 했다. 여기에 햄스트링 부상에서 복귀한 뒤 안현민의 폭발력만 살아난다면 타순의 완성도는 더 올라간다.
마운드도 높다. 팀 내 최다승 선발로 다승왕(15승 7패 평균자책 3.28)에 오른 고영표와 승률왕(0.769 10승3패 평균자책 3.15)을 차지한 소형준까지 탄탄한 토종 선발진이 강점이다. 로건 앨런이 잠시 주춤했지만, 후반기에 영입한 데이비스 대니엘이 현재 에이스 모드다. 대니엘은 5승 2패 평균자책 2.13로 시즌을 마쳤는데, 9월 이후 7경기에서 5승 1패의 호성적을 거뒀다.
불펜 셋업맨이 다소 아킬레스건으로 지적받지만, 멀티이닝, 연속 등판이 가능한 마무리 박영현의 존재감이 너무 크다. 박영현은 2년 연속 30세이브를 올린 국가대표 마무리다.
KT의 통합 우승 전망에 기대감이 커진 이유는 우승 경쟁팀들의 침체 때문이다. 치열한 선두 경쟁에서 2위로 밀린 삼성은 막판 무기력한 모습이다. KT와 시즌 상대 전적에서 9승7패로 앞섰지만, 마지막 3경기는 모두 졌다. 이미 순위가 결정된 상황에서 단순히 1패가 중요한게 아니라 너무 무기력했다.
삼성은 투수진에 고민을 안고 있다. 삼성은 9년 만에 10승 투수가 전무한 시즌을 보냈다. 토종 선발 원태인과 최원태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시즌 막판에는 정상 선발 운영도 어려웠다. 삼성의 선두 경쟁 동력이던 교체 외국인 투수 크리스 페덱은 ‘가을 야구’를 앞두고 등 담 증세가 생겼다. 지난 9일 인천 SSG전에서 불펜으로 3이닝을 3피안타 2탈삼진 1사구 1실점 투구를 했다. 그러나 아직 좋은 때 모습과는 거리가 있다. 최원태도 왼쪽 고관절은 안고 있다. 핵심 타자인 구자욱도 햄스트링 부상으로 정상 활용이 가능할지 미지수다.
LG 분위기는 더 안 좋다. 압도적 1강 후보였던 LG는 전반기 막판부터 추락해 1위에서 4위까지 내려갔다. 투타 집단 난조에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3위 KIA의 기세도 만만치 않았지만, KIA와 승부에는 상대적으로 자신만만하다. 상대 전적에서 10승 6패로 좋은 기억을 쌓아놨다. 9월초 원정 3연전을 모두 내준 아픔이 있었지만, 이후 4경기를 다 승리하며 설욕했다.
이강철 KT 감독은 마지막 경기까지 이어진 팀 흐름에 만족해하면서도 “KT팬들이 많이 기대하는 만큼 방심하면 안된다. 한국시리즈를 더 철저히 준비하겠다”며 긴장감을 유지했다.
이정호 기자 [email protected]
출처: 스포츠경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