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호 국가대표 카레이서' 김영찬, AG 그란 투리스모 '동메달'

'1호 국가대표 카레이서' 김영찬, AG 그란 투리스모 '동메달'

기자말"이랴세 나고야!" 나고야 사투리로 '어서오세요, 나고야!'라는 뜻입니다. 1988년 올림픽 개최를 두고 서울과 경쟁했던 나고야가 38년 만에 아시아의 축제를 맞이합니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 게임의 현장, 그리고 선수들이 담아내는 감동의 이야기를 정갈하게 담겠습니다.▲ 23일 일본 아이치현 도코나메시 소...

기자말

"이랴세 나고야!" 나고야 사투리로 '어서오세요, 나고야!'라는 뜻입니다. 1988년 올림픽 개최를 두고 서울과 경쟁했던 나고야가 38년 만에 아시아의 축제를 맞이합니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 게임의 현장, 그리고 선수들이 담아내는 감동의 이야기를 정갈하게 담겠습니다.

▲ 23일 일본 아이치현 도코나메시 소재 아이치 스카이 엑스포 D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 게임 e스포츠 그란 투리스모 7 시상식에서 김영찬(오른쪽)이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박장식

대한민국 1호 국가대표 카레이서 김영찬(DCT 레이싱)이 한국 모터스포츠의 새 기록을 썼다. 이번 대회 e스포츠 첫 종목인 그란 투리스모에서 동메달을 기록, e스포츠 대한민국 선수단의 이번 대회 첫 번째 메달을 만들었다.

23일 일본 아이치현 도코나메시 소재 아이치 스카이 엑스포 D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 게임 e스포츠 그란 투리스모 7 결승 경기에서 김영찬은 결승 1차전 6위·2차전 1위·3차전에서 3위를 기록해 25포인트를 획득, 도합 3위로 동메달을 따냈다.

김영찬은 한국 모터스포츠 최초의 국가대표로 새로운 역사를 썼다. 특히 이번 대회 동메달을 따내며 역시 최초의 메달리스트로 등극, 한국 스포츠의 새로운 한 장을 열어젖혔다. 김영찬은 "서킷에서 경기를 할 때보다 오늘 그란 투리스모 결승전 경기가 더욱 떨렸다"며, "내 페이스를 모두 보여드리지 못한 것 같아 아쉽지만, 재미있는 모습을 보여드린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석연찮은 오류에 메달권 놓치나 했지만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 게임에서 새로운 정식 종목으로 올라선 그란 투리스모 7. 일본 소니 사에서 제작한 그란 투리스모 시리즈는 실제 레이싱과 비슷한 구성 요소가 많은 데다, 실제 차량과 비슷한 내구도 및 연료 시스템 등을 차용하고 있어 현실성이 매우 높은 게임이다. 대한민국은 지난 봄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치른 국가대표 선발전을 통해 김영찬을 선발했다.

22일 열렸던 예선은 부정적인 외부 요인이 많았다. 대회 조직위원회의 미숙한 운영으로 인해 경기 시간이 1시간 이상 지연되었고, 예선 퀄리파잉 경기를 마친 이후에도 선수들이 한참 동안이나 단상에서 내려오지 못했다.

하지만 김영찬은 그런 가운데에서도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퀄리피케이션에서 2분 11초 682를 기록한 김영찬은 15명의 출전 선수 중 1위를 기록, 2위 사우디의 알파레흐 나스에 0.102초 차이로 승리하며 단숨에 메달 후보로 등극했다.

톱 시드를 받아 출전한 준결승 경기에서도 김영찬은 20분 34초 777의 기록으로 완주, A조 전체 1위를 차지했다. 김영찬은 초반부터 선두권을 지키며, 등 뒤에서 추격에 나선 인도네시아의 안디카 라마 마울라나를 저지한 끝에 1위를 차지했다. 다만 B조 1위를 기록한 일본의 코쿠분 료타가 20분 30초 310의 기록으로 완주하는 등 결승 무대가 쉽지만은 않을 터였다.

결선 무대는 1·2·3차 레이싱을 거쳐 각 순위에 따라 점수를 배정하는 매스 스타트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한 차례 부진하더라도 메달을 딸 수 있지만, 상위권 싸움을 오랫동안 이어가야 한다는 부담도 컸다.

실제로 결선 1차 레이싱은 쉽지 않았다. 첫 경기로 펼쳐진 시가지 레이스에서 줄곧 선두권 자리를 지키던 김영찬이 커브 구간에서 함께 선두 경쟁을 펼치던 선수들에게 선두를 내주며 4위로 내려앉은 것. 특히 인도네시아의 안디카 라마 마울라나가 벽과 충돌하며 속도가 느려진 상황, 현장 네트워크 딜레이로 인해 히트 박스에 이상이 생겨 회피에서도 어려움을 겪으며 6위로 첫 경기를 마쳤다.

▲ 22일 일본 아이치현 도코나메시 소재 아이치 스카이 엑스포 D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 게임 e스포츠 그란 투리스모 7 예선 경기에서 대한민국 김영찬이 경기를 펼치고 있다.

ⓒ 박장식

'대역전극' 쓴 김영찬, 한국 모터스포츠 새 역사 썼다

두 번째 레이스에서는 페이스를 올려간 김영찬이었다. 여섯 번째로 출발선을 넘었던 탓에 선두권 레이스에서 멀어진 상황이지만, 본인의 주행 능력을 바탕으로 상대 선수들을 추월해 나가며 선두권과의 차이를 1초 안팎으로 줄였다. 특히 선두권 경쟁을 펼치던 사우디아라비아의 알파레프 나스도 1초 패널티를 받으며 김영찬이 대신 선두권 그룹에 합류, 메달 사정거리 안에 들어섰다.

특히 헤어핀에서는 특유의 추월을 보여주면서 순위를 더욱 위로 끌어올린 김영찬. 특히 선두권의 추월 및 충돌 과정에서 벌어진 상대의 감속을 영리하게 이용하며 1위 싸움에 합류했다. 김영찬은 결승선 통과 직전 1위를 달리던 말레이시아의 타지 이르진 아이만을 상대로 슬립 스트립(앞 차량의 공기 저항을 활용해 직선 주로에서 추월하는 레이싱 기법 - 기자 말)을 시도했다.

결과는 대성공. 김영찬은 100분의 5초 차이로 1위를 기록하면서 메달권에 올라섰다. 특히 3위에서 끝까지 순위 상승을 노렸던 일본 코쿠분 료타의 추월도 막아낸 김영찬은 단숨에 1·2차 합산 3위에 올라섰다.

직선 주로 위주로 경기가 펼쳐지는 데다, 피트 스탑 룰이 적용되는 세 번째 레이스에서는 아쉬운 외부 변수가 작용했다. 소프트 타이어를 장착한 채 초반 선두를 노렸던 피트 스탑 과정에서 타지 이르진 아이만이 손쉽게 1위를 차지한 데다, 후반에는 거리 차이가 너무 벌어진 상황에서 2·3위 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된 것.

줄곧 2위 자리를 지키던 김영찬도 알파레프 나스에게 막판 역전을 허용하며 3위로 레이스를 마감, 타지 이르진 아이만이 종합 1위를, 알파레프 나스가 종합 2위, 김영찬이 종합 3위를 기록했다. 그렇게 김영찬은 아시안 게임 메달을 획득한 대한민국 최초의 모터스포츠 선수로서 새 역사를 작성했다.

김영찬은 "결선 첫 번째부터 어려운 경기를 펼쳐서 '이게 될까' 싶은 생각도 했는데, 두 번째 주행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성적을 얻은 덕분에 우승을 했다"며, "세 번째 경기에서 내가 연습했던 퍼포먼스보다는 부족하게 나와 아쉬움이 있었지만, 그래도 아시안 게임 메달을 획득해서 기분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며 김영찬은 "진천국가대표선수촌에 입촌할 수 있게 해주신 대한체육회와 대한e스포츠협회에 감사하다"면서, "나도 국가대표로서 할 수 있는 동기를 주셨다. 특히 국내 그란 투리스모 커뮤니티에서도 함께 스파링을 해주시고, 덕분에 치열한 경쟁이 어떤 것인지 직접 연습할 수 있었다. 도와주신 분들이 많아서 이렇게 잘 치를 수 있었다"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김영찬의 동메달로 이번 아시안 게임 시작을 알린 대한민국 e스포츠 국가대표팀은 본격적인 경기 일정에 들어선다. 24일에는 킹 오브 파이터즈와 철권, 스트리트 파이터를 종합으로 치르는 격투 종목과 뿌요뿌요 등이 치러진다. '페이커' 이상혁 등이 출전하는 리그 오브 레전드는 29일부터 경기를 치른다.

출처: 오마이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