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경기 0골→17위' 토트넘 대체 왜 이러나...데 제르비가 밝힌 진짜 원인 "정신적 장벽에 갇혔다"

'4경기 0골→17위' 토트넘 대체 왜 이러나...데 제르비가 밝힌 진짜 원인 "정신적 장벽에 갇혔다"

[포포투=김재우]돈은 엄청나게 썼는데 골이 터지지 않는다. 토트넘 훗스퍼가 시즌 초반 심각한 부진에서 좀처럼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프리미어리그 개막 후 4경기를 치르는 동안 단 한 골도 넣지 못했고 순위는 어느새 17위까지 추락했다. 로베르토 데 제르비 감독은 선수들의 경기력뿐만 아니라 심리적인 문제까지 직접 거론했다...

[포포투=김재우]

돈은 엄청나게 썼는데 골이 터지지 않는다. 토트넘 훗스퍼가 시즌 초반 심각한 부진에서 좀처럼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프리미어리그 개막 후 4경기를 치르는 동안 단 한 골도 넣지 못했고 순위는 어느새 17위까지 추락했다. 로베르토 데 제르비 감독은 선수들의 경기력뿐만 아니라 심리적인 문제까지 직접 거론했다. 계속된 무득점이 선수들을 '정신적 장벽'에 가둬놓았다는 진단이다.

영국 매체 '가디언'은 13일(한국시간) 에버턴전 이후 데 제르비 감독의 인터뷰를 전했다. 데 제르비 감독은 "이탈리아어에 '스블로카르시(sbloccarsi)'라는 단어가 있다. 직역하면 우리 스스로 막힌 것을 풀어내야 한다는 의미다"라며 "4경기 동안 승리도 없고 득점도 없다. 선수들에게는 힘든 상황이고 이것이 정신적인 장벽이 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팀은 굉장히 강하다. 골을 넣을 수 있고 경기도 이길 수 있다. 경기력의 질을 통해 득점을 찾아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반전을 자신했다.

분명 토트넘이 기대했던 출발은 아니다. 오히려 새로운 시즌을 앞두고 기대감은 상당했다. 지난 두 시즌 연속 강등권까지 추락하며 자존심을 구긴 토트넘은 여름 이적시장에서 대대적인 선수단 개편에 나섰다. 산드로 토날리와 마테우스 페르난데스, 얀 폴 반 헤케를 데려온 데 이어 사비뉴와 오마르 마르무시까지 품었다. 여름에만 3억 파운드(약 5,442억 원)가 넘는 막대한 금액을 투자하며 데 제르비 감독이 원하는 선수단을 구축하는 데 힘을 쏟았다.

하지만 막대한 투자가 곧바로 결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토트넘은 브렌트퍼드와의 개막전에서 0-3으로 완패하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이어 뉴캐슬 유나이티드에도 0-2로 무너졌다. 노팅엄 포레스트를 상대로는 처음으로 승점을 얻었지만 결과는 0-0이었다. 그리고 에버턴과의 홈 경기에서도 다시 득점 없이 비겼다. 4경기에서 2무 2패, 승점 2점에 그치며 순위는 17위까지 떨어졌다.

무엇보다 심각한 문제는 공격이다.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토트넘이 개막 후 첫 4경기에서 한 골도 넣지 못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도미닉 솔란케와 마르무시를 비롯해 공격진에는 이름값 높은 선수들이 즐비하지만 좀처럼 결정적인 기회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에버턴전에서는 마테우스 페르난데스가 후반 초반 시도한 슈팅이 토트넘의 최근 두 경기 첫 유효 슈팅이었고 홈 팬들은 이를 향해 냉소적인 환호까지 보냈다. 선수들의 자신감이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수비가 조금씩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개막 후 브렌트퍼드와 뉴캐슬을 상대로 두 경기에서 5골을 허용했던 토트넘은 노팅엄 포레스트와 에버턴을 상대로 연속 무실점을 기록했다. 공격에서는 여전히 답을 찾지 못했지만 적어도 두 경기 연속 0-0 무승부를 기록하면서 승점이라도 가져왔다. 분위기가 완전히 무너지는 것은 막아낸 셈이다.

시즌 초반 부진에 대한 책임에서 데 제르비 감독 역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러나 그는 최근 수비에서 안정감을 보여주는 상황을 두고 다소 이색적인 이야기를 꺼냈다. 데 제르비 감독은 "이탈리아에서는 0-0으로 비기면 좋은 경기라고 한다. 무실점 경기는 이탈리아 사람에게 항상 좋은 경기다"라고 농담을 던졌다. 실점하지 않은 부분에는 만족할 수 있지만 정작 문제는 토트넘이 뛰고 있는 무대가 이탈리아가 아닌 프리미어리그라는 점이다. 승점 1점씩을 쌓는 것만으로 토트넘이 원하는 위치까지 올라갈 수는 없다.

데 제르비 감독은 부진의 원인을 단순히 공격수들의 결정력에서만 찾지 않았다. 월드컵에 참가했던 선수들의 복귀가 늦었고 프리시즌 호주·뉴질랜드 투어에서는 미키 반더벤, 솔란케, 제임스 매디슨, 마테우스 페르난데스 등이 부상을 당했다. 사비뉴와 마르무시 역시 이적시장 막판에 합류했다. 데 제르비 감독은 "전체 선수단과 함께 훈련하기 시작한 것이 불과 2주 전이다. 아직 올바른 신체 상태가 아니다"라며 새로운 선수들이 하나의 팀으로 융합될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간이 모든 것을 해결해 주지는 않는다. 데 제르비 감독 역시 마지막 공격 지역에서의 판단과 패스, 슈팅 횟수를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고 인정했다. 토트넘은 거액을 투자해 공격과 중원을 보강했고, 이제는 그 투자가 경기장에서 결과로 나타나야 한다. 계속되는 무득점이 자신감을 떨어뜨리고, 떨어진 자신감이 다시 공격에서의 과감한 선택을 가로막는 악순환부터 끊어낼 필요가 있다.

아직 시즌은 초반이다. 선수단이 완전히 합을 맞출 시간도 충분히 남아 있다. 그러나 4경기 0골과 17위라는 성적은 토트넘이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결국 데 제르비 감독이 말한 '정신적 장벽'을 허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골과 승리다. 과연 토트넘이 끔찍한 득점 부진을 빠르게 해소하고 새롭게 구성된 선수들이 하나의 팀으로 융합되면서 데 제르비 감독과 함께 분위기 반전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출처: 포포투